월요일 3월 16, 2009

기술 채택(2/4)

이전 글에 썼듯이, 차기 회계연도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저는 썬의 세 가지 주요한 전략적 요구가 무엇인지와 썬이 어떤 발전을 이루었는지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썬의 전략적 요구를 중요도 순으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기술 채택
2. 상업적 혁신
3. 1번과 2번의 효율적인 결합

이 블로그에서는 첫 번째 요구인 기술 채택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기술 채택은 경제 현상이 아닙니다. 지출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뿐이니까요. 하지만 기술 채택은 엄청난 재무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지난해에 주요 고객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회의 전에 회계 보고서를 읽어봤더니 썬의 실적이 괜찮더군요. 다운로드 횟수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Solaris와 OpenSolaris를 많이 이용했으며 규모가 큰 MySQL 사용자 내부 커뮤니티도 있었습니다. 회의에서 그 회사 CIO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는 Solaris가 지향하는 방향이 마음에 듭니다.” 저는 우리가 MySQL을 지원해도 되겠느냐고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MySQL을 금지했습니다.”라며

분명히 구매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가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우리 회사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Oracle입니다. 개발자가 20,000명을 넘으니 우리도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썬이 Oracle과 매우 좋은 관계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신제품 Open Storage에서 Oracle이 얼마나 빨리 작동하는지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말을 끊더군요. “하지만 결국 금지 조치는 실패했습니다.” 뭐라고요? “우리는 해마다 수많은 대학 졸업생을 채용합니다. 이 친구들은 모두 MySQL을 다룰 줄 압니다. 저는 프로토타입을 모두 MySQL로 작성합니다. 거대한 MySQL 애플리케이션 기반을 포팅하고 싶지도 않고 수많은 MySQL 프로그래머를 재교육할 생각도 없습니다. 따라서 썬과 거래하고 싶습니다.”

보세요. 기술 채택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IT 업계의 변화는 기업 상층부에서 주도할 수도 있고 사용자와 개발자가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후자가 더 보편적입니다).

혁신 대 혁신의 재판매
기술 채택을 놓쳤을 경우 기회 비용은 얼마일까요? 썬이 Microsoft Windows나 Red Hat이 설치된 1-way x86 서버를 재판매한다면 총이익률은 겨우 10퍼센트에 그칩니다. 이런 이익률로 버틸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큰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더 직접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다른 회사의 제품을 재판매할 경우 고객 관계를 맺는 상대는 CIO나 기술 이사가 아니라 그 회사의 역경매 사이트가 됩니다. 기술 기업의 경우, 자사가 보유하지 않은 제품을 재판매하는 모든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가격을 제외하면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언제나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용자가 썬 제품을 선택한다고 해봅시다. 즉, 유료든 무료든 상관없이 ZFS로 스토리지를 구축하거나 Crossbow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MySQL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제품들은 썬에게 기회를 가져다줍니다. 미래 시장의 잠재적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죠. 이것을 ‘긍정적인 옵션 가치(positive option value)’라고 합니다.

재무적인 측면을 너무 깊이 파고들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생애수익주기의 순현재가치가 1회 구매 가치를 초과할 경우에는 … 지불 흐름을 시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배포하거나(소프트웨어와 같이 한계비용이 없을 경우) 보조금을 지원합니다(고정 비용이 발생할 경우). 무료 신용카드, 무료 은행 계좌, 무료 휴대전화, 무료 주택 임대, 무료 친구만들기 등의 혜택이 넘쳐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기술 업계에서는 무료 혜택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무료 시장
인터넷에서 값어치가 가장 높은 브랜드가 *전부* 무료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Amazon, Google, EBay, Skype, Yahoo!, Facebook, Hi5, MySpace, Baidu, TenCent 등은 모두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들 브랜드는 고객 수와 호감도 면에서 여타의 소비자 브랜드보다도 뛰어납니다. 기술 시장에서도 Linux, Java, MySQL, Firefox, Apache, Eclipse, NetBeans, OpenOffice.org, OpenSolaris까지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됩니다. 무료는 세계적으로 환영 받는 보편적 가격이며 드넓은 시장을 열어줍니다.

이제 와서 Amazon이 쇼핑 수수료를 매길 수 있을까요? 은행 웹 사이트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Google이 검색 비용을 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썬이 MySQL이나 OpenOffice.org를 다운로드하는 데 요금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가능이야 하겠죠. 하지만 얼마 안 가 그 브랜드의 가치는 휴지조각이 될 것입니다.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 제품은 그 가격을 지불할 수 없거나 선뜻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고객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사에서 이미 무료 제품을 제공한다면 이는 잠재 고객이 제한되거나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위의 목록에는 넣지 않았던 유일한 예외는 Microsoft입니다. 저는 Microsoft가 대단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며, Microsoft는 무료나 다름없으면서도 제품 공급을 통해 돈을 버는 유일한 회사입니다. Microsoft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PC에 사전 설치되기 때문에 그 PC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무료’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통해 Microsoft는 유통 부문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획득했습니다. 개인용 컴퓨터를 사면서 자신이 Windows를 돈 주고 구입한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썬의 목표 시장인) Windows PC를 쓰는 개발자가 보기에 Microsoft 제품은 사실상 이미 무료인 셈입니다. (덧붙여 Microsoft가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무료 배포를 지향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하지만 모든 컴퓨터에 모든 제품을 번들로 배포수는 없습니다. 일요판 신문을 일주일 내내 발행하는 셈이 될 테니까요.)

썬이 핵심 소프트웨어 제품을 전 세계에 무료로 배포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사용자와 개발자는 다른 회사의 무료 제품을 선택할 것입니다(또는 ‘무료라고 생각되는’ 제품을 쓸 것입니다). 사용자와 개발자가 다른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여 비즈니스를 수행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다면 썬은 재판매 업체로 전락할 것입니다. 이것은 썬의 목표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닙니다. 썬의 목표는 어느 모로 보나 무료 시장입니다.

이전 블로그에서 언급한 고객 이야기를 기억하십니까?

“저는 5년 동안 썬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썬이 우리 개발자들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더군요.”라고 말했었죠. 그 고객이 말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VirtualBox에서 MySQL, Glassfish에서 ZFS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개발자들이 우리 제품을 훨씬 많이 이용하게 되었다는 군요. 일부 사용자와 거의 모든 개발자는 예산을 금액으로 따지지 않습니다. 이들은 예산을 시간과 관심으로 측정합니다. 이 잠재 고객들이 여러분의 제품에 시간과 관심을 쏟도록 만들고 싶다면 이들의 시간과 관심을 얻어야 합니다. 시간과 관심을 얻으면 선호도가 생겨납니다. 썬은 경쟁력에 우선하여 선호도를 끌어올립니다. 이것이야말로 주요한 독점적인 대안입니다.

제품이 바로 광고입니다
"선호도를 끌어올리다(driving preference)"라는 말은 광고 업계에서 브랜드 홍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기업이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광고하는 이유는 제품의 인지도(또는 선호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입니다. Nike나 Toyota는 ‘미디어 구매’ 또는 광고 지면(방송 시간)을 확보하는 데 엄청난 돈을 쏟아 붓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되는 이미지나 콘텐츠를 (고객에게 무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Facebook이 광고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Facebook 자체가 브랜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Facebook을 이용하면 Facebook 선호도가 높아집니다. 사용자 수로 따진 잠재 고객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미디어 기업을 능가합니다. Facebook이 미디어를 구매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Facebook 자체가 미디어이니까요.

썬이 관심을 쏟는 잠재 고객―기술을 구축하고 배포하고 구매하는 사람과 조직―도 이 점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썬은 썬의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해당 제품의 잠재 고객을 창출합니다. 또한 Glassfish에서 ZFS나 NetBeans에 이르기까지 썬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은 브랜드 경험을 창출합니다(또한 썬이 우수한 제품을 만든다면 매우 긍정적인 경험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썬이 기존 미디어에 광고를 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요? 매일 썬 제품을 사용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얻는 이용자 수는 전 세계 주요 신문 구독자 수보다 많습니다.

썬의 혁신 기술을 전파하고 더불어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파생 제품까지 제공함으로써, 썬은 오픈소스에 대한 선호도를 창출하고 혁신가로서 썬의 인지도를 높이며 이에 상응하는 잠재 고객을 창출하지 못하는 독점 공급업체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호도는 썬과 썬이 참여하는 폭넓은 커뮤니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이 가치에는 인지도, 시장 침투, 기술 개발, 환경 확장이 포함됩니다. 건강한 커뮤니티는 성장하는 커뮤니티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기술 채택이나 선호도가 어떻게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요? 수많은 사용자와 조직이 썬의 제품을 채택하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모여듭니다. 이것은 신속한 기술 채택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독립 소프트웨어 업체(ISV)가 썬의 플랫폼을 선택한다면 해당 ISV의 다른 협력 업체들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썬이 우수한 제품을 만든다면 점점 더 많은 ISV가 썬의 플랫폼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러면 최종 사용자까지도 흥미를 가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Red Hat Linux 모델의 장수 비결입니다. Oracle이 Red Hat을 최초의 Oracle 데이터베이스 인증 Linux로 선택하자 Oracle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ISV들도 Red Hat만을 인증했습니다. 이 덕분에 Red Hat은 시장에서 강력한 지위를 얻었으며 Oracle 조차도 이를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기술 채택은 환경을 창출함으로써 더 많은 기술 채택과 환경 확장을 이끌어냅니다. 이제 아시겠죠? 이것이 바로 선순환―즉, 대규모 기술 채택에서 출발하는 순환―입니다.

기술 채택의 형태
그렇다면 ‘"기술 채택"은 어떤 형태를 띨까요? 아래 그림은 자유 소프트웨어 기술 채택 덕분에 썬의 핵심 데이터센터 제품 보급률이 ��� 세계적으로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영업상 이유로 제품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썬은 보급률 증가와 썬 제품에 쏟아진 찬사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막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감소한 구간은 주말입니다. 이들 제품은 (Java나 OpenOffice.org 같은) 소비자용 런타임이 아니라 (Glassfish와 OpenSolaris 같은) 데이터센터용 제품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따라서 이들 제품의 다운로드는 데이터센터 디자인에 영향을 미칩니다. 썬의 소프트웨어는 신생 기업, 정부 기관, 대학, ISV, 포춘 선정 100대 IT 기업... 즉, 인터넷이 도달하는 모든 곳에서 선호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료 제품은 아무런 장벽 없이 제품에 관심 있는 모든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OpenOffice.org는 매주 300만 명에 달하는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며 공개 표준과 데이터 형식에 대한 썬의 비전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추가되는 사용자 기반은 1억 5000만에서 2억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것이 바로 지구적 순환의 증거입니다.

썬의 제품은 썬의 브랜드이며 고성능 컴퓨팅, 그리드 스케줄링, 웹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데스크톱 가상화를 망라한 다양한 시장에서 사용자, 개발자 및 OEM이 썬의 제품을 자사의 솔루션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아주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무료 배포와 소스 코드 공개는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한 투자입니다. 썬은 코드와 아이디어, 그리고 시간을 투자하며 파생 제품을 판촉하고 보급합니다. 썬은 다른 식으로는 끌어들일 수 없는 고객을 끌어들이고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얻어냄으로써 수익을 얻습니다. 비록 금전적인 수익을 거두지 않더라도 포지티브 옵션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기술 채택을 바라보는 또 다른 방식은 썬 제품이 자발적 제품 등록을 통해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분홍점" 지도입니다. 이 지도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점들은 썬이 영업하지 않는 지역에 찍힌 것들입니다. 포클랜드 제도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Solaris를 선택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이러한 기술 채택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검색, 구매, 계좌 개설 등이 창출하는 가치와 마찬가지로, 고객이 경쟁사의 환경이 아니라 썬의 환경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당장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규모에서 보면, 썬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나 진정한 혁신을 이루지 못한 기업들이 버거워하는 경쟁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 독점 스토리지 경쟁사들이 전 세계에서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지 알고 싶다면 Google에서 "love ZFS"를 검색해보십시오.

하지만 모든 무료 비즈니스 모델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가치는 ‘무료’ 제공 후에 창출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 블로그에서 다룰 것입니다. 다음 글의 주제는 상업적 혁신입니다.

제 글을 읽고 동영상을 보고 의견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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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CIO분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직원들에게 검색을 할 때 Google을 이용해도 좋다고 허락한 분이 있습니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습니다. :)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분들을 위해, 동영상에서는 천천히 말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음 동영상에서는 더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동영상을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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